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기신 디지털클라우드센터장. 사진=박으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기신 디지털클라우드센터장.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추석 연휴 동안 본원 1동 ICT센터에 위치했던 전산 인프라 전체를 2동 디지털클라우드센터로 이전하는 대규모 작업을 수행했다. 

이번 이전은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니라, 폭증하는 의료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고 재난·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국가 의료데이터 인프라의 구조적 개편으로 평가된다.

기존 센터는 구축 초기에는 충분해 보였지만, 실제 데이터 증가 속도가 이를 압도했다. 장비를 수용하는 랙은 97~98%까지 포화됐고, 전력·냉각·하중 등 기반시설의 한계가 드러났다. 

심사평가원은 2023년부터 새 디지털클라우드센터 구축을 필수사업으로 추진했고, 2024~2025년 기반 증설을 마친 뒤 올해 연휴에 최종 이전을 단행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기신 디지털클라우드센터장은 "사업 개요는 기존 1동 IT 전략실 장비를 확장된 2동으로 옮기는 작업이었다"며 "202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가 시작됐고 약 33개월 동안 기반시설을 보강하며 이전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설명은 이전 추진 배경이 단순한 포화 해결이 아니라, 재난 대응력과 기술 변화 수용력을 갖춘 구조적 업그레이드였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디지털클라우드센터는 기존 대비 2.8배의 면적을 확보했고, 랙 수는 265개에서 최대 534개까지 확장됐다. 바닥 하중은 고용량·고집적 장비 도입에 대비해 1300kg/㎡ 수준으로 보강됐으며, 전력 공급과 공조 설비도 최신 데이터센터 기준을 반영해 전면 재설계됐다. 기존 수랭·공랭 혼합 환경에서 공랭 단일 방식으로 전환해 장애 시 전체 공조가 멈추는 위험을 제거했다.

이기신 센터장은 "고사양 장비가 들어올수록 무게와 열이 급증하기 때문에 하중과 냉각 체계를 함께 보강해야 한다"며 "따뜻한 바람을 모아 다시 냉각하는 하향식 공조 방식으로 안정적인 운영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센터 외부는 지진·낙뢰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구조가 강화됐고, 커튼월·스팬드럴 보강으로 외부 침입 가능성을 낮췄다. 실외기 60대가 설치돼 지속적인 냉각이 가능하며, 방수·차수·누수 방지 공정 역시 3단계로 재정비됐다. 또한 부스덕트·부스웨이·미니박스 기반 전력 공급 체계가 도입돼 감전 위험과 배선 장애를 줄였다.

이번 이전의 핵심 목표는 '중단 시간을 최소화한 완전 이전'이었다. 요양기관업무포털, 진료비청구포털, E-평가시스템,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 등 국민·요양기관이 의존하는 서비스가 모두 이전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이를 위해 사전 모의훈련 6회, 도상훈련 2회, 종합 시운전 1회를 포함해 총 9회 이상 시나리오 기반 점검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을 도출해 보완했고, 실제 이전 과정에 그대로 반영했다.

이기신 센터장은 "안전과 정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이전준비·사전점검·실행 단계를 구분해 반복 검증했다"며 "사전이전 훈련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모두 보완해 실제 이전에서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전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총 173시간 내 완료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서비스는 140시간 만에 재개되며 33시간 단축됐다. 이는 요양기관과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DUR 시스템은 별도 절차를 마련해 2시간 내 정상 운영을 달성했다.

이기신 센터장은 "900여 명의 인력이 임무별로 색깔 조끼를 착용하고 간섭을 통제하며 작업했다"며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이전을 끝냈고 업계에서는 심평원이 타 기관의 벤치마킹 선도기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전 과정의 난도는 전산 장비 자체에서도 드러났다. 2000대가 넘는 장비는 무진동 컨테이너 차량 38회로 운반됐고, 국정원 자문을 반영한 봉인지 부착과 추적 장치 설치가 병행됐다. 장비당 수십~수백 개의 케이블을 원상 복원하는 작업은 연휴 내내 낮밤없이 이어졌다.

이기신 센터장은 "집에서 짐을 싸서 옮기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절차였다"며 "350명 이상의 직원이 실질적으로 모든 이전 단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도 이전의 핵심 목적이었다. 출입 절차는 키오스크·스피드게이트·금속탐지기·엑스레이 검색대 등으로 다중 통제됐고, 지정 구역 외 접근은 원천 차단됐다. 내부에는 24시간 사이버보안관제실이 구축돼 해킹·DDoS·개인정보 유출을 상시 모니터링한다.

최근 쿠팡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데이터와 같은 민감 정보는 한 차례의 사고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기신 센터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라며 "검색대를 통해 외부 기기 반입을 원천 차단하는 물리적 보안이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심평원은 6월부터 12월까지 정보보안 감사를 수행해 위험 요소를 진단했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점검과 내부 점검 체계를 추가해 보안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디지털클라우드센터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 분석이 가능한 첨단 플랫폼으로, 향후 국민 건강관리 서비스 고도화와 보건의료정책 정밀화를 이끌 국가 인프라로 확장될 전망이다.

UPS·비상발전기 증설, 방수·차수 강화, FMS 기반 통합 모니터링 등 모든 기반시설은 2~3배 수준으로 강화됐다. 아울러 클라우드 네이티브 등 신기술을 손쉽게 도입·운영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운영 체계를 함께 정비해 미래 기술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